기술이 조금 무섭다

나는 구글이 무섭다

nocklock 2026. 9. 16. 11:17

편리함에 익숙해진 순간, 내 삶은 누구의 것이 되었을까

나는 구글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

검색을 하고, 유튜브를 보고, 지도를 켜고, 메일을 확인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가입할 때는 자연스럽게 ‘Google로 계속하기’를 누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연락처, 사진, 위치 기록, 일정까지 구글과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너무 편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구글 계정이 내일 사라진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함께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google


하나의 계정에 너무 많은 삶을 맡기고 있다

예전에는 인터넷 서비스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었다.

불편했다.

지금은 버튼 하나면 된다.

Google 계정

├─ Gmail
├─ YouTube
├─ Drive
├─ Photos
├─ Calendar
├─ Maps
└─ 다른 서비스의 소셜 로그인
 

하나의 계정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건 굉장히 편리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하나의 계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영향을 받는 범위도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나는 이 지점이 조금 무섭다.

구글이라는 회사가 무섭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자연스럽게 하나의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개인정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종속'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개인정보 문제를 이야기할 때 보통 유출을 먼저 생각한다.

이름, 전화번호, 주소, 비밀번호가 해커에게 넘어가는 것.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요즘 조금 다른 문제가 더 궁금해졌다.

내 사진은 어디에 있는가?
내 이메일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방문했던 장소는 누가 기억하고 있는가?
내가 어떤 영상을 좋아하는지는 누가 알고 있는가?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인터넷에서 살아온 흔적을 나는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아이러니하게도 내 삶의 기록인데 내가 직접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 굉장히 많다.


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 커질 것 같다

앞으로 AI는 우리가 직접 입력한 질문만 가지고 우리를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읽은 글, 본 영상, 검색한 것, 구매한 것, 방문한 장소 같은 여러 데이터가 연결될수록 AI는 개인에게 훨씬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엄청나게 편리할 것이다.

동시에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그 AI가 나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나의 데이터'는 누구의 것일까?

나는 AI를 좋아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개발에도 활용하려 한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AI를 사용하지 않는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AI를 사용하면서도 내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내가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직접 공부해보려고 한다

아직 답은 없다.

구글을 탈퇴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나 역시 내일도 구글 검색을 하고 유튜브를 볼 것이다.

대신 개발자로서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려고 한다.

내 데이터는 어디에 저장되는가
          ↓
서비스는 나를 어떻게 식별하는가
          ↓
로그인과 인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플랫폼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가
          ↓
나는 내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가
          ↓
내가 직접 통제할 방법은 없는가
 

OAuth, 쿠키, 세션, 토큰,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이동권, 암호화 같은 기술들도 하나씩 다시 공부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공부로 끝내지 않고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


편리함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나는 기술이 주는 편리함을 좋아한다.

구글도 사용하고 AI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편리함의 대가가 무엇인지는 알고 사용하고 싶다.

편리한 것과 종속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어야 한다.

그래서 이 글은 구글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에 가깝다.

나는 내 디지털 삶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는가?

아직 답을 모르겠다.

그래서 앞으로 직접 알아보려고 한다.

나는 구글이 무섭다.

정확히는,

구글 없이는 불편해진 나 자신이 조금 무섭다.